'권력 사건' 수사팀장 다 바꿨다…檢 중간간부 90% 이상 이동

입력 2021-06-25 17:41   수정 2021-06-26 02:02


문재인 정부 겨냥 수사를 이끌었던 수사팀 부장검사들이 대거 교체된다. 반면 ‘친(親)정부’ 성향을 띠거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참모로 꼽히는 검찰 중간간부들은 요직으로 옮긴다.

이달 초 발표된 검찰 고위간부 인사와 마찬가지로 ‘윤석열 라인’으로 꼽히는 검사들은 지방검찰청 또는 비(非)수사 부서로 좌천성 발령을 받았다. 법조계에서는 “정권 말기 들어 현 정권과 얽힌 수사를 더욱 철저히 막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직제개편 맞물려 대대적인 인사
법무부는 25일 검찰 직제개편안을 반영한 역대 최대 규모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다음달 2일자로 냈다. 고검 검사급 652명과 평검사 10명 등 총 662명이 자리를 옮겨 중간간부 90% 이상이 교체된다. 박 장관이 취임한 뒤 단행한 세 번째 인사다.

정부 관련 권력사건 수사를 이끌던 주요 수사팀장은 모두 바뀌게 됐다.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을 수사해온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은 창원지검 인권보호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지휘해 온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은 대구지검 형사2부장으로 전보됐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한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은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으로 발령받았다.

정권 관련 수사에 참여한 중간간부 중 일부는 수사에 직접 관여할 수 없는 일선 고등검찰청으로 배치받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사건을 이끌었던 송경호 여주지청장(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은 수원고검으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한 신봉수 평택지청장(당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서울고검으로 간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한 간부들도 지방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윤 전 총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던 이창수 대검찰청 대변인은 대구지검 2차장으로,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은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으로 인사가 났다.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 간 갈등 국면에서 이성윤 서울고검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용퇴를 건의한 박세현 서울중앙지검 공보관은 부산동부지청장으로 가게 됐다.
“노골적 ‘방탄 인사’” 비판
반면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거나 박 장관의 참모로 꼽히는 이들은 검찰 내 요직을 꿰차게 됐다. 검찰 내에서 대표적인 ‘친여 인사’로 분류되는 임은정 대검 검찰연구관(감찰정책연구관)은 대검에 입성한 지 4개월여 만에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영전한다.

추 전 장관 때 상관인 류혁 감찰관을 ‘패싱’하고 윤 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시행해 논란을 빚은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수도권 내 거점 지청으로 꼽히는 성남지청장으로 옮긴다. 박 장관의 ‘입’ 역할을 해온 박철우 법무부 대변인은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승진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의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합류했던 진재선 서산지청장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올라온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정권 수호를 위한 ‘방탄 인사’를 노골적으로 단행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탕평 인사’는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예상한 것 이상으로 정부 관련 수사팀장들을 날려버렸다”며 “경찰 송치 사건만 맡을 수 있는 지청으로 내몰아 사실상 정부 관련 수사를 박살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권 말기의 인사라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한 검찰 출신 법조인은 “내년 대선 이후 검찰 안팎의 사정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다들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효주/남정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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